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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향 최석채, 2021년 9월 13일 필화 66주년 - "학도를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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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향 최석채, 2021년 9월 13일 필화 66주년 - "학도를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

- 매일신문(대구 매일신문, 1955년 9월 13일) 몽향 최석채 저-

 요즘에 와서 중'고등학생들의 거리행렬이 매일의 흔한 풍경처럼 됐다. 방학 동안의 훈련을 겸한 여러 행렬만이 아니라 최근 대구시내의 예로서는 고위 관리의 환영 행사에까지 학생들을 이용하고 열을 지어 3, 4시간 동안이나 귀중한 공부시간을 낭비하고 늦더위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 서게 한 것을 보았다. 


그 고위 관리가 대구시민과 무슨 큰 인연이 있고, 또 대대적으로 환영하여야 할 대단한 국가적 공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수천수만 남녀 학생들이 공부를 뒤로하고 한 사람 앞에 10환씩 돈을 내어 깃발을 사 손에 들고 길바닥에 늘어서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또 학생들은 그렇게 해야 할 어떤 의무도 없다. 특히 우리가 이상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학교당사자들의 회의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관청의 지시에 의하여 갑자기 행해졌다는 것을 들을 때 고급 행정관리들이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학생들을 도구로 이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입을 벌리면 학생들의 '질'을 개탄하고 예절 없음이나 행동의 잘못됨을 지적하는 지도층이 도리어 학생들을 이용하고 마치 자기네 집안의 종 부려 먹듯이 공부시간도 고려하지 않는 것을 볼 때 상부의 어처구니없는 탈선과 그 부당한 지시에 고분고분 순종하는 무기력한 학교 당국자에 대해 우리들 학부형 입장으로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무위원(장관)급 이상의 고급 관리가 오갈 때 '경호규정'에 따라 경찰이 거리에서 경호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보아 어마어마한 출동에도 우리들은 아무 탓을 하지 않는다. 또 행정 고위층의 환영 행사도 어쩔 수 없는 의례라고 인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환영 행사를 벌이는 것은 도리어 그 관리를 욕되게 하는 것이고 이번처럼 학생들을 동원하고 악대까지 끌어낸다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알 바 없으나 불유쾌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해서 고위 관리의 비위를 맞추고 환심을 산다고 하더라도 국민들로부터 받는 비난과 비교하면 문제가 안 될 것이다.


 이 기회에 학생들의 동원문제에 대해서 우리들의 관심을 솔직히 말하자면 최근의 풍조는 "너무 심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국경일 같은 행사에 학생들을 참가시키는 정도는 있을 수 있는 일이요, 학생이라 하더라도 시민임에는 틀림없으니 같이 나라의 축하 일을 기념하고 그날의 의의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산 교육을 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그러나 국경일도 아닌 다른 행사에 교육을 위한 아무런 환경의 고려도 없이 어떤 시위의 목적이나 대회의 인원을 채우기 위해서 상급 기관의 문서 한 장으로 손쉽게 동원하는 예를 많이 보았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외국에서도 국난을 당하면 학생들이 궐기하고 있지 않느냐"고. 그렇다. 그러나 외국의 민족운동이나 국민운동에 참가한 학생들이 대개 정열에 불타는 대학생들이란 말은 들어도 철부지의 중'고등학생들이 그 중심 부대가 되었다는 소식을 일찍이 듣지 못하였다. 


 어떤 시위나 대회라도 그 시위와 호소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알고, 이에 대한 마음 깊은 공감이 있어야만 그 표현에도 나타나고 시위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고 대회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지, 아직 15, 16세 정도의 어린 학생들에게 어찌 그런 자각을 기대할 수 있고 무슨 효과를 바랄 수 있단 말인가.


 대외적 시위라면 외국인이 볼 때 한국 국민의 조숙함에 놀라기보다 관이 강제로 동원한 것임을 먼저 깨닫게 할 것이요, 국내적 궐기라면 대회의 효과에 앞서서 학부형들의 반감이 먼저 그 대회를 욕할 것이다. 학교의 행정이 도지사의 산하에 있는 것을 빌미로도 당국이 각종 단체행사에 학생을 동원하는 나쁜 풍조에 젖어 있다면 이것은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여야 할 문제라고 본다. 


 중'고등학생의 동원은 그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행사… 즉 옵서버 격으로 참여하여 그 대회나 행사의 의의를 현장에서 공부할 수 있는 동원에만 참가토록 하고 그 외는 어떤 경우에도 동원 못 하게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끝으로 학교당국자가 상부의 지시에 대해 습관적으로 순순히 따르는 태도를 버리고 부당한 명령이 있을 때는 단결해서 도당국이나 교육구청에 그 잘못을 건의할 수 있는 노력과 학생을 사랑하는 성의를 보여 달라는 것을 부탁한다.

학도를 도구로 이용하지 마라-매일신문.jpeg
대구매일(현 매일신문) 1955년 9월 13일자 사설 보도 지면/출처 - 매일신문 2015. 9.13

 <출처 : 매일신문 2015. 9.13 사설 '학도를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몽향 최석채 필화 60주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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