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채 논설위원이 청와대에서 다른 일행들과 함께 돌아온 뒤에 일어났다.
"저녁 6시쯤, 전부터 아는 권상하 정보비서관이 내집을 찾아왔어. "뭐 하러 왔냐?" '대통령이 너하고 저녁 같이 하잔다' '거짓말마라' '참말이다. 빨리타라.' 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권상하씨가 이러는 거요. '면종복배하는 놈보다 낫지. 내 앞에서 그만한 말할 사람이 어디있노. 대통령이 이러더라.'
청와대에 가니까 대통령이 자기 부인도 소개하고, 자기 고생하던 예기도 하고, 역도산 레슬링 영화도 같이 보고, 이게 박대통령과 가까워진 첫걸음이야. 그날 밤 아주 기분 좋게 새벽 1시까지 술을 마셨지. 내가 술을 못하니까 그게 제일 고됐어요."
- 회장님(최석채) 주량이 얼마나 되십니까?
"난 거의 못해요. 한창땐 맥주 1병까지 했는데 요즘은 맥주 한컵도 못해요. 얼마 전 송지영씨를 만나서 당신은 나 한테 없는 보배가 하나 있는데, 그게 술 잘마시는 거라고 했어요. 술을 못하면 사람 만날 기회가 적어지니까 외로워져요."
- 박대통령과 대작하기 힘드셨겠네요.
"정종을 마셨는데 이 양반 마시면 쑥 주고 해서 참 힘이 들었어요. 그날 이후 박대통령과 두 달에 한번 정도는 만나서 술 마시며 세상얘기 했는데, 벼슬을 바라지 않았으니 무슨 말이든지 했거든요. 또 재미있는 건, 초기엔 내가 50분을 예기하면 그분은 계속 듣다가 한 10분쯤 예기했어요. 그런데 68년 이후는 내가 30분 얘기하면 그쪽에서 30분 예기했고, 70년 이후엔 반대로 그쪽에서 50분 얘기하고 내가 10분 예기했거든요.
- 회장님이 그 때 박대통령과 자주 만나고 나서 대통령의 언론관에 변화가 온 게 있습니까?
"그분이 '신문이 정부를 너무 잡아 때리다'고 하길래, 내가 '공정한 신문은 야당과 여당을 6대 4로 써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신뢰합니다.' 했더니 당시 노골적인 여당지를 가리키며 '사실 그래, 그 신문처럼 하면 낯이 간지러워 나도 못 봐' 그러더군."
- 박대통령과 가까워지고 나서 지난날의 비판과 저항정신이 사라진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다는 증거가 언론파동 때 내가 한 행동이오. 내가 박대통령을 만난게 6월 말경인데 8월 2일 언론윤리법이 국회에서 강행 통과되면서 언론파동이 일어나지 않았소. 그때 이 법을 반대하기 위한 투쟁위 위원장이 유봉영 선생이었는데, 내자랑 같지만 나도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8월 10일 전국언론인대회를 열고, 8월 17일 기자협회를 발족시키고....., 9월 8일 박대통령과 언론계 대표 사이에 가졌던 유성회담에서 이 법의 시행이 보류되기까지 참 열심히 일했습니다.
대구매일 사건과 언론파동 때 일한 것이 내 일생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사람들은 촌놈이니까 멋도 모르고 그런 일을 했을 거라고 합니다. 그때부터 내 별명이 투령(鬪令)이 됐어요."
[반골 언론인 최석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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